아무 것도 못 하고 안 하고
4월과 5월이 갔다.
밥알이 입안에서 구르고 넘어가려고 하질 않았다.
내가 세상에서 태어나 가장 오래 함께한 동기간 - 그 예쁜 여동생이,
하도 예뻐서 나는 당연히 예쁜 것을 양보할 수 있었던, 양보해야 한다고 믿었던 아이,
이제 서로 나이가 들긴 했지만, 내겐 아직도 예쁜 여동생이,
객관적으로도 여전히 아름다운 내 동생이 슬픈 일을 맞았다.
4월 1일 - 함께 봄 햇살을 즐기던 우리는 아무 것도 모르고
자목련이 머물렀다가 모르는 새 피어버린 하루를 보낸 뒤, 아차.
함께 슬퍼하다가, 정신도 못 차리다가, 아! 세월호 ......
아이들 비교해서 덜 슬퍼지는 것이 아니라,
슬픔은 300배를 넘어서 기하급수로 증폭했다, 아메바의 무한 세포분열처럼.
바닷물 - 단어로도 글자로도 무서운 말.
*
그렇게 5월도 가고 6월이 되어서야 이곳에 들어오려다가 잠김을 만났다.
만 하루를 소모하면서 다시 열린단다......
아들들이 고생이다.
제 어머니를 주말마다 위로하러 내려오는 조카도 제 어미의 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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