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 때문인가 ... 환경 탓인가
소설가 서용좌 '표현형' 펴내
- 광주일보 2014.6.19. 에서 펌
유전자형인가? 표현형인가?
현대사회는 변화무쌍한 시대다. 교유한 유전자에 의해 결정된 삶을 사는 경우는 많지 않다. 대부분 처한 환경에 따라 각기 다른 특질을 발현하며 산다.
소설가 서용좌(전남대 독문과 명예교수) 교수가 신작 장편 '표현형'(푸른 사상)을 펴냈다. 생물학 용어에서 차용한 제목 '표현형'은 인간의 개인적 발현에 초점을 둔다.
2010년 '반대밀.비슷한말' 출간 이후 4년 만에 펴낸 작품에서 작가는 인간의 심층에 '도사리고 있는' 정체를 날카롭게 파고든다.
"소설은 불문학 박사학위를 받았지만 전임교수가 되지 못하고 점차 내리막 인생을 사는 지식인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남의 지식을 빨아먹는다는 점에서 피를 빠는 박쥐와 다음이 없지요. 그는 날고자 하는 꿈 대신, 이야기를 퍼나르는 데 날개를 사용하고자 하는 욕망이 있어요."
주인공이자 글을 쓰는 가공의 저자 한금싱늠'샆포세대'다.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한 인물로, 대학에서 비정규직 강사를 전전한다. 그를 둘러싼 현실은 녹록치 않다.
강의 여건은 날로 악화되고 미래는 암울하다. 그럼에도 그가 버릴 수 ㅇ벗는 것은 인간에 대한 관심이다. 그의 유일한 '낙'은 소설쓰기다.
그는 동류항 인간들에 대한 관심과 더불어 유전자형과 표현형 인간에 데한 관심을 늦추지 않는다. 한편으로는 유전자형과 표현형 사이를 오가는 이들의 모습을 추적하기도 한다.
작품은 '배달민족' '한국어' '표현형' '은실' '사포세대' 등 모두 11편의 이야기로 구성되 있다. 각각의 제모깅 붙은 잉기는 따로 존재라는 스토리이기도 하지만, 책 제목인 '표ㅕ현형'으로 수럼되기도 한다. 물론 이야기를 전개해주는 주 인물은 가공의 저자 한금실이다.
"주인공을 통해 들여다본 삼포세대의 내면은 표류와 공허로 집약이 가능합니다. 한가으이 기적을 일군 이전 세대와는 확연히 다른 특질이요. 성장이라는 화려한 외피 이면에, 심리적 고통을 앓고 있는 이들이 발현하는 양상을 그려보고 싶었어요."
서 작가는 '소설시대'로 등단, 장편 '열하나 조각그림', 연작 '희미한 인(생)' 소설집 '반대말.비슷한말' 등을 펴냈고, 이화문학상, 국제펜 광주문학상, 광주문학 올해의 작품상을 수상했다.
박성천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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